우선 아이가 어머님이 마음에 들어하시는 친구와 어울리는 것은 아이의 의지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울릴 친구가 그 친구들 밖에 없어서 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입장에서는 부모 마음에 드는 친구와 사귀었으면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아무 친구도 없는 것 보다는 어울릴 친구가 그나마 있는 것 낫습니다. 약속의 경우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약속이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약속을 하자고 하니까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고개를 끄덕일 때는 자신도 지킬 생각이었지만 막상 상황이 전개되면 지키지 못하는 것이지요. 아이가 그 동안 반복적으로 지키지 못했던 약속을 계속 하는 것이 어쩌면 더 스트레스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약속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습지의 경우 학습지 선생님이 혼내면 혼낼수록 아이는 더욱 학습지가 하기 싫어질 뿐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학습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는데 억지로 시키는 것은 설혹 아이가 그 시간에 와서 앉아있다 한들 공부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학습지를 앞으로 계속 해야만 하는 것인지 고민해보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학습지를 계속 한다면 아이의 입장에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다정한 선생님으로 바꿔주세요. 마지막으로 담임선생님과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친구들과 다투거나 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하면 자꾸 야단만 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동안 계속 야단을 쳐도 소용이 없었다면 앞으로도 야단을 치는 것은 여전히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근처의 심리센터나 소아정신과에 가서 한번 상담을 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신감이 떨어져서 그렇다면 칭찬, 격려, 위로가 필요하고, 우울해서 반항하는 것이라면 마음에 공감해줘야 하고, ADHD에 의한 충동성이라면 약물치료가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못하는 것을 안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잘 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계속되다보면 아이의 문제행동만 더 커질 수 있으니까요? 최명기(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좋은 부모 콤플렉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