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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피로

글쓴이 조양래

등록일 2015-07-30 17:46

조회수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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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피로

 

요즘 남자들 아버지 노릇하기 참 어렵다. 무엇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터에 매어 있기 일쑤고 걸핏하면 회식에 주말 특근도 기본이다.

생활비에 애들 교육비까지 책임지고 벌어야 하니 온갖 피로와 스트레스, 모욕을 참고 견뎌야 한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노동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로 지목되기도 했다.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이자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는 21세기를 ‘성과 사회’로 진단했다. 성과 사회의 주체인 우리는 불가능을 용납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워야 하고, 경쟁해야 하고, 개발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자기 착취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조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뒤에서 쫓아오는 젊고 빠릿빠릿한 후배들에게 밀려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피로를 자처한다.

 

나 역시 성과사회의 일원으로서 일과 피로에 쫓기는 때가 많다. 사업을 하게 되면서 일에서 손을 놓기가 더 어려워진다. 일이 잘 풀릴 때는 태산도 옮길 것 같다가 잘 안 풀리면 이내 깊은 절망이다.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라는 책 제목에 깊이 공감이 가는 요즘이다.

 

남자의 피로는 결코 앓는 소리가 아니다. 나 역시 힘들 때는 구약신약성경책을 한 달 반 만에 읽기도 했다. 종교나 철학 분야에서 아주 이해하기 어려운 책만 골라 읽으면서 막막한 기분과 싸워냈다. 그래도 한 가지 원칙만은 지키려고 애쓴다.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금요일 밤이면 이 모든 중압감을 의식적으로 털어낸다. 주중에는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아이들과의 대화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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