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사립고 성공모델 `상산고` 비결]

교사들 부교재 직접 만들어 고속복사기 1년도 못가 학생 90% 기숙사 생활…교실서 교사와 실력 키운다 재단은 과감히 투자하되 수업자율권은 최대한 보장

민사고와 함께 대표적인 자립형사립고로 손꼽히는 상산고는 올해로 자사고 전환 7년째를 맞는다. 올해 대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상산고는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교사의 열정으로 공교육 내에서 우수 학생을 키워내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자사고의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꼽히는 상산고의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 정규수업 8교시, 야간에는 특강까지 = 상산고는 학원이 아닌 교실에서 우수인재를 키워낸다. 방과 후에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도 있지만 일반 고교에 비하면 아주 드물다. 10% 안팎이 필요에 따라 학원을 다닌다. 상산고는 정규수업이 일반 고교(6~7교시)보다 많은 8교시, 오후 5시 20분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오후 6시 30분부터는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된다. 자율학습 시간에는 필요에 따라 특강이 이뤄진다. 1학년은 80%, 2학년은 30~40%가 특강을 듣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배운 것을 스스로 공부해야 할 시간이 늘어 특강 수강은 줄어든다. 90%에 가까운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밤 11시가 넘어서도 교실의 불이 꺼지지 않는다. 둘째는 교사들의 열정이다. 이 학교는 부교재를 외부에서 구입하지 않고 교사들이 직접 만든다. 임현섭 교감은 "인쇄실의 새 고속복사기가 감당을 하지 못해 1년 만에 고장이 나곤 한다"며 "일반고보다 10배 이상 복사기를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학생들도 교사를 믿고 신뢰한다. 전효빈 양(2학년)은 "선생님이 명문대 수학과를 나와 더 잘 가르치는데 학원에 다닐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등록금이 일반고의 3배 정도로 비싸지만 기숙사비를 포함해 1년 동안 드는 비용은 860만원 정도다.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고에 비해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 ◆ 등록금의 35%가량을 재단에서 투자 = 홍성대 이사장의 전폭적인 투자가 현 상산고의 밑거름이 됐다. 자사고의 재단 의무전입금은 등록금의 25%. 한 해 등록금이 48억원인 상산고는 재단에서 12억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재단은 매년 이보다 6억~8억원을 더 낸다. 고품질의 특강과 원어민 교사 채용이 가능한 이유다.   매년 내는 전입금 외에 기숙사와 도서관 등에 투자한 돈만 2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작년에는  상산장학재단이 출범해 올해부터 매년 1억원을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재단 기금이 늘어 장학금을 모두 충당할 정도가 되면 장학금으로 지급하던 교비를 다른 곳에 쓸 여력이 늘어 교육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홍 이사장은 투자는 많이 하지만 교직원에게 자율권은 최대한 보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문성을 위해 입학 담당 교감과 교무 담당 교감을 따로 뒀고, 교직원으로 친인척을 두지 않고, 밑에서 합의한 결정을 최대한 반영한다. 임현섭 교감은 "파마와 염색은 금지하지만 그 외 헤어스타일은 인정할 정도로 자율을 주고, 일이 터지면 학생자치법정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도록 한다"면서도 "하지만 왕따와 같은 문제에 대해선 엄 벌에 처하는 등 자율에 따른 책임은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 학생 이렇게 뽑는다 상산고는 올해 울릉도 학생을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해 선발해 화제를  모았다. 입학을 담당하는 임현섭 교감(사진)이 직접 울릉도까지 가서 학생을 평가하고 선발했다. 대학뿐 아니라 고교 수준에서도 잠재력 있는  학생을 뽑아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올해는 입학사정관제로 학업우수자 가운데 정원의 5%인 18명을 뽑는다. 학업태도와 가능성 등을 감안해 선발할 예정이다. 정원 360명의 35% 내외를 특별전형으로 뽑는다. 특이한 점은 외국어영역에서 외부 점수 가운데 토익과 토플 점수를 인정 하지 않고 텝스만 인정한다. 토익을 먼저 없앴고 토플도 최근에 없앴다. 토익ㆍ토플 점수와 입학 후 외국어 실력과의 상관관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전형 정원 가운데 25%는 전북지역 학생을 뽑는다. 올해 신입생의 경쟁률은 특별전형은 20.4대1, 일반전형은 9.3대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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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2009/05/15  매일경제